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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 그리고 아름다움/(심양) 서정순
 > 2010-2-4 12:24:00 조회 : 384 
립스틱하면 한국가수 임주리가 노래한 “립스틱 짙게 바르고”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잊혀지지 않은 사람을 잊으려고 몸부림치는 녀인의 모습이 립스틱과 더불어 우련히 떠오르기때문이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만남과 리별은 수없이 반복되는 삶의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날 때 기쁘고 헤여질 때 가슴 아픈것 또한 인지상정이다. 이 노래가 나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것은 리별의 그 애절함이 아니라 남자와 갈라질 때 립스틱을 짙게 바르겠다는 녀인의 마음이다. 왜서 녀인은 남자와 갈라지면서 립스틱을 짙게 바르겠다고 했을가? 떠나는 사람에 대한 반발과 오기때문일가, 리별의 괴로움과 슬픔을 이겨내려는 비장한 마음의 표현일가, 아픔을 털어내고 새 출발을 하겠다는 결심의 발로일가. 웬지 난 이 노래에서 떠나는 사람앞에서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려는 녀인의 마음을 더 진하게 읽고있다.

  프랑스의 녀류시인인 로랑생은 “죽은 녀자보다도 한층 더 가엾은것은 잊혀진 녀자”라고 쓰고있다. 뜨겁게 련애하던 사람이건 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이건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우연하게 만났을 때 “누군데? 글쎄요, 생각나지 않는데 ∼”하는것보다 더 허탈하고 비참한 일이 있을가? 누군가의 마음속에 영영 잊혀지지 않는 모습으로 남는것이 녀인들의 마음이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남겨진 그 모습이 아름다운 모습이라면 얼마나 좋으랴! 추억에서든 현실에서든 녀인은 아름다움을 꿈꾼다.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일체를 불사한다. 아름다움을 향한 지름길이 있다면 화산인들 마다하랴!

  립스틱은 그 재료의 성분때문에 사람들의 몸에 좋은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녀인들이 기를 쓰고 립스틱을 애용하는것은 립스틱이 주는 그 미묘한 마력때문이다. 핑크색이든 오렌지색이든 와인색이든 톡톡 튀는 립스틱의 색갈은 겨울같은 삭막한 녀인의 얼굴에도 화사한 봄기운을 불어넣어주며 들풀같은 수수한 녀인의 얼굴도 물기 머금은 장미가 되게 한다.

  사람들은 녀인을 꽃과 견주어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그것은 녀인이라는 성 자체가 충분히 인간의 꽃 역할을 놀수 있기때문이다. 자연이 하나의 풍경이듯 사람 역시 하나의 풍경이며 그중 아름다움을 안겨주는 녀인은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활력소이기도 하다.

  천부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절세가인이나 젊음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청춘들은 립스틱의 존재가 미소할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녀인들에게 립스틱은 빛을 뿌리는 램프와도 같으며 호신부마냥 없어서는 안될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립스틱만큼 빠른 시간내에 녀인을 손쉽게 변신시키는것이 또 있을가. 청순한 처녀 모습에서 성숙한 녀자의 모습으로, 허름한 녀자 모습에서 우아한 숙녀의 모습으로, 음전한 녀인의 모습에서 농익은 녀인의 모습으로 꾸미는데도 립스틱은 빠질수 없는 존재이다.

  온 세상 남자들을 울릴만큼 빼여난 미모를 가졌던 마릴런 먼로, 이미 저 세상으로 간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은 아직까지 세상 사람들의 화두가 되고있다. 도발적이고 고혹적인 그녀의 빨간 입술, 립스틱은 그녀한테서 지금도 찬란하게 빛나고있다. 립스틱을 뺀다면 마릴런 먼로는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가?

  누군가에게 아름다움을 안겨준다는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이 자기를 바쳐 아름다움을 빚어낸다면 그것만큼 아름다운 모습이 또 어디 있으랴! 그점에서 립스틱은 충분히 아름다운 존재라고 말할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립스틱은 별로 좋은 인상을 가지고있는것은 아닌것 같다. 립스틱하면 어딘가 야하고 에로틱하고 자극적인것들을 떠올린다. 아마도 력사적인 영향이 아닐가 싶다. 립스틱은 고대 애급, 그리스, 로마 시기의 빛나는 전성기도 있었으나 중세기나 19세기에는 악마라고 불리웠고 창녀나 배우들의 전용물로 전락했었다고 한다. 그런 원인인지는 모르겠으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불여우같은 녀인들의 모습은 대개는 립스틱을 진하게 바른 녀인들이다. 마릴런 먼로 역시 배우로서의 그녀의 재간보다는 성감적인 녀인의 모습으로 기억되고있으니 말이다. 세상을 울릴만큼 이름을 떨친 배우이고 보면 마릴런 먼로 역시 그녀만의 끼와 재간은 있었을텐데 말이다. 문제는 그녀를 바라보는 세간의 눈에 색안경이 끼여있었던것은 아닐가?

  사람마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천차만별일수가 있다. 외모만 따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끈한 곡선의 자태를 보는 사람도 있으며 혹은 외양과는 무관하게 마음만 보는 사람도 있다. 또한 사랑에 눈이 멀면 곰보도 보조개로 볼수 있다지 않는가? 때문에 아름다움의 기준은 꼭 잘나고 못나고의 문제가 아닐수도 있다. 자기를 가꾸려는 마음을 가지느냐 가지지 않느냐가 아름다움을 선별하는 중요한 조건이 될수도 있다. 아무리 화용월태로 태여났다 하더라도 가꾸지 않으면 그 미모는 청춘과 더불어 인차 사라지게 된다. 어떤 경우엔 청춘 그것은 젊었다는것외에 별게 아닐수도 있다. 마음의 그릇에 아름다움으로 향한 물이 고여있지 않는 한 젊음은 금방 바짝 마른 삭정이로 되여버릴수도 있으니 말이다.

  자신을 갈고 닦는것이 단순한 물리적인 년령보다 더욱 단단한 디딤돌이 될수 있다. 누군가를 그려보며 거울앞에 앉아 립스틱을 바르는 녀인은 충분히 아름답다. 그에겐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겠다는 소박한 념원이 있기때문이다. 자신으로 인해 생활이 빛이 나고 누군가가 행복한 웃음을 웃을수 있다면 그것보다 아름다운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때가 되면 꽃은 어김없이 피여나는데 옛날 피여났던 그 꽃은 어디로 갔을고 한탄을 하지 말자!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추구가 있는 한 녀인은 영원히 녀인으로 남게 된다. 왜냐하면 외모를 가꾸려는 녀인의 마음은 그녀들의 정신으로 이어지며 정신으로 받쳐진 아름다움은 영원으로 흐를것이기때문이다. 녀인이 녀인다워야 세상은 아름답고 평화가 흐르며 살맛이 난다. 

  아무리 높게 올라 남들우에 군림해있는 녀인일지라도, 칼날같은 개성으로 똑 소리가 나는 녀인일지라도 일단 녀인이라는 본분을 잃어가고 있다면 빛갈좋고 속 떫은 개살구처럼 사람들의 버림을 받기가 일쑤이다.

  세상사람들이 마릴런 먼로를 성감배우니, 섹시함이니 하고 쑥덕거려도 마릴런 먼로는 영원히 아름다운 녀인상으로 남아있다. 죽음을 초월하면서도 아름다워질수 있는것, 리별앞에서도 아름다워질수 있는것, 누군가에게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존재가 되는것, 그것은 녀인들의 마음이고 가치이며 존엄이다.

  힘들다고, 어렵다고, 봐주는 이 없다고 자신을 버리지 말자! 가슴저미는 리별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울고만 있는 녀자보다는 차라리 립스틱을 짙게 바르고 그 아름다운 모습을 당당하게 내보이고있는 녀인의 모습이 얼마나 더 아름다운가! 립스틱을 바른 녀자는 립스틱을 바르지 않은 녀자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 

인터넷료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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