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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이 커진" 고향사람들…/장연하
 > 2010-1-20 9:30:00 조회 : 403 

얼마전에 고향에 있는 먼 친척벌되는 오빠의 아들이 결혼식을 올렸다.  요즘 조선족농촌총각들이 장가가기가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려운 세상에 그래도 큰 아들놈이 30살에 제짝을 만날수 있어서 60이 다된 오빠 내외는 한시름 놓은듯 싶다.

오빠내외는 그래도 명색이 한국나들이도 했고 큰 아들도 현재 한국에서 일하면서 돈을 벌고있는데 결혼식을 남못지 않게 치뤄서야 되겠는가며  반년전부터 결혼식준비때문에 동분서주했다.
그런데 필자가 깜짝 놀란것은 여직껏 어려운 생활을 하다가 한국나들이로 좀 생활이 펴이게  된 오빠내외가 아들의 결혼에   "통이 크게"  10여만원이나 쓴다는것이였다.  
사돈보기에 갖가지 금장신구에다 현금 몇만원을 보내고 함에는 수달피외투부터 시작하여  현금에 도시사람들도  혀를 두를 정도로 바리바리 해서 보낸다는것이다.  결혼식도 연길의 호화호텔에서 도시사람 부럽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결혼식에 이렇게 많은 돈을 쓰지 말고 오히려 애들한테   돈을 주어  향후 아들내외가 살아가는데 보탬이 되도록 하는것이 더 좋지 않는가고 하자  오빠내외는 마을에서 생활이 제일 어려운 집들에서도  결혼비용으로 적어도 6, 7만원은 쓰는데  한국나들이까지 한 우리들이 그것보다 못하게 해서 되겠는가고 한다. 그래서 생활이 좀 어려운 집들에서는 결혼식을 치를때 진 식당이나  현성에 가서 하는데 오빠내외네는 연길의 좋은 호텔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혼식날 오빠내외는 수백원을 주고 뻐쓰 한대를 세내여 마을 사람들을 모두  뻐스에 싣고 연길의 유명 호텔에 와서 성대한 결혼식을 치렀다.
그날 결혼식에 참가하여  동네사람들의 서먹서먹하고 불편한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어린시절 고향마을에서 보았던  화기애애한 결혼식이 떠오른다... 마을 어느집에 결혼식이 있다고 하면 . 집집마다 결혼식전에 꽃수건이나 꽃밥통을 사들고 부조를 가는데  어머니 치마꽁무니를 잡고 따라가면 결혼식하는집은  콩나물에 록무나물을  키우느라  집이 꽉 차있는데다 가줄을 하느라 엿을 달이고 있어 온집안이 맛있는 냄새로 차있다. 그때 주인집 할머니가 저가락에 둘둘 말아서 주는 엿은 정말로 혀끝이 녹을 정도로 맛있다... 결혼식날이 되면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모두 결혼식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또 저녁이 되면 신랑신부의 결혼을 축하하여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한바탕 오락판을 벌리는데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까지 춤추고 노래하면서 마음껏 즐겨 말그래로 온 동네가 찬위분위기였다.
그러던 고향마을이 언제부터 이렇게 변해버린것일가.. 아직도 연변내 농촌에서 별로 부유하지 못한 촌마을로 손꼽이는 고향마을이 언제부터 이렇게 고향사람들을 "통이 크게" 변화시켰는지 그러 놀랍기만 할 따름이다. 한집 건너 한국나들이를 하더니 몇십년간 부치던 땅도 양도하여 고향의 밭들은 현재 대부분 다른곳에서 온  한족농민들이 콩농사를 열심히  지어 조선족농민들의 한국나들이 못지 않는 알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 가서 병을 얻을 정도로 힘들게 벌어온 돈을 현대농업으로 농사짓는데 투자하여 산좋고 물좋은 고향마을에서  안락한 생활을 했으면   좋으련만  이렇게 "통이 크게 " 쓰고나면  또 빈털털이가 되여 한국으로 나가 벌어야 한다니 언제까지 이렇게 할수있을런지...이제 몇년만 지나면 한국에 가서 힘들게 일하기보다 자기 땅에서 현대농법으로 열심히 농사를 짓는것이 더 바람직하다는것을  깨딷고 한국에 나간 로무자중에 적지 않는 사람들은 지금 돈을 적게 벌더라도 한국의 현대유기농법을 배우느라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한국나들이로 "통이 커진"고향사람들도 하루빨리  이 도리를 깨우쳐 한국에 가 벌어온 돈을 밑천으로 기름진 고향땅에서 치부하면서 결혼식과 같은 동네 잔치가  있을 때마다 이웃간에 돈독한 정을 더주고받았던 고향마을의 아름다운 맥락을  잃어가지 말것을 부디 바란다.

연변일보 20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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